Paola de Ciuceis 파올라 데 시우시스
Re-Genesis Act II, a tribute to nature 신창세기II, 자연에 대한 찬가
강렬하고, 역동적이고, 활기차고, 직관적이며, 빼어나다. 한국 작가 이정연의 회화 작업은 단번에 보는 이의 시선과 영혼을 사로잡는다. 우리를 끌어당긴다. 한지(종이)와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형상과 그의 작품을 정의하는 색채를 통해 우리는 재료와 기법의 독창성(그는 붓이 아니라 엄지 손가락을 사용해 그린다)을 두드러지게 인식한다. 얼핏 장식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화면 구도의 고아함은 자세히 살펴보면 심오한 영성이 깃든 그의 생각의 모든 것을 망라한 면이 서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지에서 가져온 재료, 선(禪), 명상, 요가, 종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연에 대한 진정한 찬사에서 오는 영적인 감각으로 부터 작가는 우리 삶의 혼란에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정연 작가는 팬데믹의 한 복판에서 나폴리에서 첫 전시회를 개최했던 2020년 10월 이후로 거의 2년 만에 나폴리 에르콜라노에 있는 빌라 파보리타(Casina dei Mosaici of Villa Favorita)에 복귀한다. 이번에도 뉴욕 킵스 갤러리(Kips Gallery New York)의 켄 킴(Ken Kim)의 적극적인 주도로 더욱 다채로운 신작 시리즈 ‘신창세기 II’를 선보인다. 베수비오 엔떼 재단(Fondazione Ente Ville Vesuviane)은 작가의 출신 국가와 전통적인 기법에 대한 접근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베수비오 화산 지대의 자연 환경과 공명하는 그의 작품 세계를 열렬히 환대하며, 강렬한 작품이 불러일으키는 문화 교류에 공감을 표했다.
빌라 파보리타 현관의 찬란한 모자이크 장식과 전시 홀에 장식된 자개 장식이 작가의 몇몇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자개 원형의 모티브가 어우러지기 때문이지 않을까.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 정서적인 호소를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표현적 실험은 인류와 자연의 관계를 생-식물적(vio-vegetal) 결합을 구성하는 면면을 환경미술의 형태로 구체화해 놓은 듯 하다. 자개와 모자이크 기법으로 수놓은 그의 몽환적인 화면이 바로 그 증언이자, 보편적인 가치가 드러나는 세계다. 대화와 대비라는 두 기법은 작가가 자연에서 가져온 질료를 예민하고 능숙하게 다루며 빚어내는 새로운 형태, 신창세기에 이른다.
이 전시는 20년을 아우르며 작가의 작품세계가 무르익는 과정을 집약한다. 서울대학교에서 대가 이종상 화백의 동양화 교육에서 시작하여 미국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와 콜롬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에서의 박사 학위, 더 나아가 유럽에서 쌓은 작가 경력으로 이어진다. 작가로서 한 걸음씩 나아가며 동시대적 작가 정신으로 주목받게하고, 동서양을 오가며 두 세계의 대화를 만들어나가며, 더 나아가 서양의 모더니즘과 동양의 영성을 만나게 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의 발걸음을 보여준다.
해당 전시는 작가의 대표적인 중대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구상에서 추상회화 또 그 반대로 오가며 인간 본성의 탐구와 심오한 차원의 도덕적 가치에 대한 메타포를 우아한 터치로 나타낸 2차원 회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신창세기의 미술과 세계에 대한 명상적 탐구와 관찰에서 나온 결과로서, 자연과 영성 그리고 종교를 통합하며 작가로서 기량과 표현의 극치에서 오는 표현의 순수함이 돋보인다. 미국, 한국, 이탈리아를 오가며 40년이 넘는 이정연 작가의 작품 활동을 기념 함과 동시에, 완전히 다르지만 막강한 두 문화를 수렴하는 예술가와 가까워질 기회다.
신창세기 Re-Genesis
그는 작가로서 가장 친숙하고 인식할 수 있는 오브제에서 시작하여, 우주적인 혼란까지 재구성하는,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묘사하고자 하는 도전을 해왔다. 물질 세계를 지배하는 데미우르고스(demiurge)의 그것 처럼, 이정연은 팔레트 나이프나 붓 같은 어떠한 종류의 도구도 없이 오로지 엄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색채를 섞으며 미학적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정확한 양을 능란하게 이용하며 그의 미학적 감각을 전달한다.
자연 Natura
작가는 꽃, 식물, 과일 등 재료의 선택과 사용에서 대지를 환기시키는데, 예를 들어 장인 정신이 드러나는 기법으로 손으로 흙을 반죽하거나 손가락으로 색을 칠하는 방식이 그러하다. 그 결과는 무심해보이지만 분명히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작품으로서 정제된 구성 체계로 나타난다. 시적이고 우아한 긴 필치와 서예 양식의 동양 전통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은 삶과 예술의 심오한 비전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회화 작품의 시각적인 서정성과 의미에 대한 탐구에서 전적으로 드러난다. 불규칙적인 형상은 구체, 깔때기, 커피포트, 관악기, 나무, 물고기, 연꽃과 같은 친숙한 형태들을 연상시키며 동시에 물, 비, 돌, 조개껍질, 뼈 조각 등 자연의 요소와 얽혀있어 우주와 공명하는 감각을 암시한다. 이질적인 재료로는 대나무가 등장하는데, 작가의 전통적인 문화에서는 매우 인기 있는 주제다. 상징성 뿐만 아니라, 대나무 특성 때문에 강인하고 곧은 성품과 결부되거나, 잘 휘고 속이 비어있으며 항상 수직으로 뻗어나가는 마디가 기개의 상징이 되어 가진바 재능과 가치관을 나누는데 있어서 타의 모범이 되는 인물형으로서 사회의 쟁점을 발견하게도 해준다.
영성과 종교 Spirituality and Religion
작가에게 있어 선(禪, ZEN), 명상, 요가는 항상 삶의 일부 였다. 그는 감정과 의식의 소용돌이를 영적 빛에 인도 받아 삶과 예술을 더욱 밀접하게 묶으며 세계, 자연, 영성 그 자체를 표현적 재현으로 나타낸다. 종교를 중심축에 둠으로써 관찰자의 시선과 정신은 삶의 무게를 벗어나는, 기도와 회개로 삶의 무게를 벗기 위한, 그 쉽지 않은 여정을 떠날 수 있게 된다.
재료와 기법
위대한 실험가, 이정연 작가는 산업재료 대신 물질이 본연에 지니고 있는 빛깔과 고유의 색채나 냄새를 유지할 수 있는 자연물을 재료로 선택한다. 가장 즐겨 사용하는 재료 중에는 옻으로서, 옻나무에서 직접 채취한 것이다. 또 점토, 흙, 화산재, 숯, 금가루, 달걀 껍질, 자개나 황토처럼 그의 작품에 신비로운 색조와 광채를 더하는 재료들이 있다. 작가는 닥나무로 만든 한지, 한국의 전통 의복을 만드는 거친 질감의 천을 짜는 베틀로 싼 삼베를 즐겨 사용한다. 신성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며 형태에 제한을 두지 않는 작가는 2차원 회화와 3차원을 무시로 넘나든다. 그에게 3차원 작업은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영적인 삶의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Paola de Ciuceis,
Re-Genesis Act II, a tribute to nature
Vibrant, dynamic, vigorous, perceptive, brilliant. The pictorial work of Korean Jeong-Yoen Rhee immediately captures both the viewer’s gaze and soul. Magnetic. Owing to the forms that traverse sheets of paper as well as canvases, and to the colours which define her oeuvre, and the originality of the materials and the technique (she uses her thumb, and not a brush, to paint).
The gracefulness of the compositions, seemingly decorative, is, on closer inspection, imbued with profound spirituality. The all-encompassing aspect of her thoughts intertwines with the materials taken from the earth, the practice of Zen, meditation, yoga and a sense of the divine which is a veritable tribute to nature from which, in one with religion, the artist draws a message of hope and comfort in response to the chaos of contemporary life.
Nearly two years after the first exhibition in Naples, October 2020, when the pandemic was still rampant, Re Genesis has returned, enveloped in the enchanting atmosphere of the Casina dei Mosaici of Villa Favorita in Ercolano, once again at the initiative of Ken Kim for Kips Gallery New York, in a renewed formula: specifically, Re Genesis Act II.
The Fondazione Ente Ville Vesuviane has enthusiastically welcomed the idea of cultural exchange as it was impressed by the disruptive force of the works that interact with the Vesuvian territory despite the distance of the artist’s origins and training, and even more so by the proximity to the place where it finds its natural setting. This is owing to the ideal union between the building’s beautiful polychrome coverings of the vestibule and the hall with mother-of-pearl fragments and the mosaic technique, a recurring motif of some cycles of the artist’s works.
Of immense visual and emotional impact, the Korean artist’s expressive exploration materializes in the form of environmental art aimed at seeking a bio-vegetal conjunction between the elements in order to delve into the relationship between man and nature. She offers testimony of this concept which leads towards universal values; a dreamlike world to which she provides a countenance using mosaic and mother-of-pearl inlay, her two favourite techniques. In addition to dialogue and contrast, she uses these techniques to infuse all her mastery and sensitivity in giving every possible organic material a new form, Re Genesis.
On exhibit is a summation of the last two decades in which the years of training, first in Seoul at Master Jong Sang Lee’s School of Oriental Painting and, subsequently, in the United States with a degree from the Pratt Institute and a doctorate from Columbia University in New York followed by her experience in Europe; all stepping stones that, over time, have made her one of the most influential contemporary personalities, an expression of that generation of Korean artists who have lived between West and East developing a dialogue between the two worlds and a synthesis of the encounter between our modernism and their spiritualism.
This exhibition brings together a body of outstanding large- and medium-format compositions; two-dimensional paintings that span the gamut from figuration to abstraction and vice versa, veritable brief philosophical treatises on human nature and intense metaphors centred on the deepest sense of moral values, highlighted by an expressive constant consisting of delicate and elegant strokes. This is the result of extensive observation and deep meditation on the sense of space and art dominated by the idea of a new genesis. Combining nature, spirituality and religion, expressive purity with a profound mastery of techniques and materials, Jeong Yoen Rhee celebrates her forty years of activity with an interesting cultural exchange between three countries-Italy, the U.S. and Korea. A unique opportunity to become familiar with an artist who encompasses the convergence of distant and powerful cultures.
Re-Genesis
Her challenge is to reorganize universal chaos, starting with the most familiar and recognizable objects, and describe the world in another way. Much in the manner of a demiurge, Rhee uses her hands to mix without the mediation of any kind of instrument: without palette knives or brushes, using only her thumb to spread the paint with extraordinary mastery, utilizing the exact amount necessary to obtain the aesthetic effect desired and to convey the aesthetic sense of her vision.
Natura.
Rhee, re-evokes earth – flowers, plants, fruit – in her selection of materials and in the use of artisan methods, for example, she kneads soil with her hands and spreads colors with her finger; the result is a theory of refined combinations – marked by iconic images outlined by casual but highly evocative forms. Sketched in the graceful, poetic strokes typical of the Oriental traditional with long strokes and calligraphic style, her oeuvre expresses a delicate, but profound vision of art and of life. The intelligence and the sensibility in her approach to certain themes are such that Rhee’s paintings are characterized by their visually impelling lyricism and profound significance.
Marked by irregular forms, these works are reminiscent of familiar forms such as spheres, funnels, coffeepots, wind instruments, trees, fish, lotus flowers, stars skillfully intertwined with elements of nature – water, rain, stones, shells, bone fragments – suggesting a sense of empathy with the cosmos. An entirely different matter is bamboo, a theme which is very popular in the artist’s traditional culture and is frequently present owing to its highly symbolic, characteristic significance: strong and resistant, with flexible, hallow, jointed stems which are always straight; emblematic of resoluteness, it serves as an example for individuals who, in sharing abilities and values, may find the very crux of society.
Spirituality and Religion
Zen, meditation and yoga have always been part of Jeong-Yoen Rhee’s life which garners her expressive representations from the mental images of these disciplines; guided by currents of spiritual light, the artist channels swirls of emotions and consciousness which materialize in representations of the world, nature, and of the spirit itself as the artist closely binds art and life. By making religion central, observers travel with their eyes and minds to alleviate life, which is no easy task, using prayer and reflection to unburden their lives.
Materials and Techniques
A great experimenter, Rhee stands out for her selection of materials using organic materials which she prefers over industrial materials for their capacity to maintain unique hues and original properties of smell and color. Among those most used are: lacquer, obtained directly from lacquer trees, and clay, soil and volcanic ash, charcoal and gold powder, egg shells, mother of pearl, red clay which, with their reflexes and hues, lend an aura of mystery to her works. Her preferred supports include hand-made Korean mulberry paper, hemp cloth woven by loom or by special machinery which provides the coarse-textured fabric used for traditional Korean clothing. Continuously in search of the divine, Rhee knows no limits in defining forms and she moves with nonchalance between two and three dimensions. Indeed, three-dimensional works allow her to express the harmony of nature and the energy of spiritual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