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년]Rhee Jeong-yoen②‥The division between nature and culture is suddenly conflated, solemnly ordained
[▲ 신창세기(Re-Genesis)] △Robert C. Morgan(Art Historian and artist)
Nevertheless, I would call Rhee Jeong-yoen a deeply original artist. Over the years she has chosen to work with hemp cloth (or coarse burlap), using it as an expressionist device. Her concept is much more than creating a surface design on which to support manufactured pigments. Rather, she allows the material to hold its own distinct quality. Rather than standard brushes, Rhee applies soil-based minerals through her hands and fingertips.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가 이정연을 아주 독창적인 작가로 명명하려 한다. 그는 오랫동안 삼베를 표현주의적 도구로 선택하여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다. 삼베는 다양한 천연 재료, 안료들로 평면적 구성을 지탱케 하는 단순한 배경 개념보다, 오히려 각각의 물질적 요소가 그 고유한 성질을 그대로 붙들게 한다는 함의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회화의 규범적인 붓질 대신, 흙가루를 주성분으로 하는 다양한 무기물질을 손과 손가락 끝으로 발라 작업한다.
The subtle tenacity of the process is striking to see or to envision after the fact of seeing. Put another way, Rhee’s hemp surfaces become distinct entities close to nature. The division between nature and culture is suddenly conflated, solemnly ordained.
제작 과정에서 은근하면서도 끈끈한 강단이 작품 감상 때 두드러지게 부딪쳐온다. 게다가 작품을 보고 난 후엔 마음속에 계속해서 잔상을 그리게 한다. 달리 말해, 이정연의 삼베로 된 평면은 거의 자연물에 가까워진 고유한 독립체로써, 작가의 손끝에 의해 자연과 문화의 구분이 합쳐진 그대로 장엄하게 드러난다.
In Re-Genesis, as the title of this mythic corpus of paintings suggests, nature functions in direct relation to culture. The two become one in the same. The discrete conduit for this energizing affect runs through the nerves and veins of the body in direct contact with the hand-wrought manipulation of earth-bound forms. These forms are made with precision delicacy through a transmission of energy that might be understood as a gradual intensification of inherent strength.
작업연작의 제목 <신창세기 Re-Genesis>가 언어학적으로 가지는 신화적 의미 Mythic corpus에서 나타나듯, 자연은 문화와 직접적 관계에서 기능한다. 둘이 동일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자연에서 비롯된 재료를 수작업으로 만들어낸 이 결합의 힘은 혈관과 신경계를 타고 퍼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케 한다. 작품의 형태는 섬세한 신중함, 작품에 내재된 여린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는 어떤 에너지의 전이과정을 통해서 빚어진다.
The choice of materials that constitute Re-Genesis–the coarse weave of the hemp, the lacquer distilled from the sap of the tree, and the minerals taken from the darkened soil–all derive from nature. The artist intends that they become integral, in essence, a unity: thus allowing the forms to transform our sensory and cognitive modes of reality through a trans-sensory (tactile, olfactory) response, culminating, perhaps, in the act of seeing.
<신창세기 Re-Genesis>를 구성하는 선택된 재료들–삼베, 나무의 수액을 정제한 옻, 그을린 흙에서 채취한 무기광물질들–모두 자연에서 오는 천연재료들로 작품 연작의 성격을 특징짓는다. 이정연 작가는 전체를 구성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이 재료들을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감각적(촉각, 후각) 기관의 반응을 통해 궁극적으로 관객들이 보는 행위가 현실 인지-감각 방식을 바꾸는 형태를 본질적으로 하나로 합쳐지게 하길 기대한다.
But the meaning inherent in RHEE JEONG YOEN paintings cannot be limited to seeing alone. Rather, seeing and thought combine to emit feeling. But what is this feeling? Perhaps, we could say it derives from the past, which constantly circumvents around us and, in fact, is consistently creating the future on which we embark each day.
그러나 작가의 회화작업에 서린 내재된 긴장의 의미는 단순히 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보는 것과 사유하는 것을 합쳐 작품을 감각해내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감각을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과거로부터 얻은, 지금 여기를 둘러 가는, 그래서 실제로 매일 새로이 승선하고 있는 미래를 끊임없이 창조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코노믹 리뷰 / Life&People / 문화 / 권동철 (미술 컬럼니스트) / 06.08.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