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1994년〕화가 이정연①‥바람(Hope) 그 사랑의 언어
Rhee Jeong Yoen‥ 추상적인 색채 영혼의 소리
[▲ 바람, 94×94㎝ 장판지, 먹, 수간채색, 1993]
이정연 작가는 국내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현대미술의 현장인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넓은 견식을 익히고 돌아왔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동양의 만초가 미국 땅에서 자란다고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듯, 이정연의 화력(畵曆)도 그런 시각에서 나에게는 매우 흥미 있는 대상이다.
After Rhee, Jeong Yoen finished her major which is oriental painting, she went to the land of modern art, the America, and learned a lot about the art and came back. I don’t know this colud be an appropriate comparison, but if orchid is growing up in America, then we will have curiosity. To me, Rhee’s attraction of drawing is very interesting.
물론 동양화라고 하지만 그가 동양화를 전공하던 우리화단은 여러 면에서 서구적인 것과의 교배가 추진되던 시기였다. 예컨대 화선지와 먹이라는 지극히 비좁고 제한적인 표현수단은 더 이상 현대인의 절실한 미적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적절했으며 이미 우리 나름의 고전적인 텍스트를 상실한 문화적인 기반에서 동양적인 미학을 고수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70년대에 수묵을 추상표현주의와 접목시키려 했던 시도는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적인 요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When she was studying her major, which is oriental painting, our painting circle was trying to get some good points about western civilization. For instance, painting sheet and ink stick are really narrow and limited expression can’t satisfy people’s request for beauty. Also, it was impossible that we could master the esthetic text. Like it shows, it was a demand of time to combine seventy’s work and abstraction.
[▲ 바람, 132×194㎝ 장지, 먹, 수간채색, 1994]
그의 80년대 작품들을 보면 이정연 작가에게 있어서 표현작업이란 다름 아닌 공간(空間)과 질량(質量)의 존재방식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이를테면 화선지는 공간의 상징이고 먹이나 물감은 우리가 기(氣)라고 표현하는 질량이며 그의 그림들에서는 그러니까 질량이 공감을 정복하는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When we see her eight’y work, her work of expression was about Space and Mass. For example, painting sheet is a symbol of space and Indian ink and water paint are the expression of inner consciousness. From her drawing you could see the drama that the mass conquer the space. Also, it was impossibl that we could master the esthetic text. Like it shows, it was a demand of time to combine seventy’s work and abstraction.
움직임 속에 고요함이, 고요함속에 움직임이(動中靜, 靜中動)이라고 표현되는 이 ‘준순함’ 때문에 공간을 정복해가는 그의 붓질은 전혀 인간적인 표정이 드러나지 않으며 보기에 따라서는 난해하며 그 때문에 그의 80년대의 작품들이 추상양식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조가 아니었던가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It also express as silence in movement, movement in silence. Because of this, her manipulation of painting brush can conquer space. Also, it doesn’t show only Bushman’s expression. Sometimes, it looks really abstruse. It makes me think that her eighty’s work is an entrance of abstractive method.
△글=박용숙(미술평론가, 동덕여대교수)/Park Yong Sook(Professor of Dong-Duk University & Art Critic)
[▲ 바람, 95.5×190㎝ 장지, 먹, 수간채색, 1994]
창조의 세계 사랑의 언어
이정연 화백의 작품은 우리들에게 훈훈한 봄 낮의 따뜻함과 신선하고 다이나믹한 활력을 느끼게 해 준다. 인간으로서의 외로움과 고통을 승화하여 혼란을 질서로 이끌어가는 화면 속에 보다 밝은 내일의 바람(Hope)을 바라보는 긍정적이고도 참신한 세계를 보여준다.
자유스럽고 활달한 그녀의 필체는 생기 있는 생활의 리듬과 맑고 깨끗한 영혼의 대화를 전해줍니다. 또한 그녀 작품 속에 흐르는 전통적인 동양정신과 한국인의 맥락을 계승하려는 노력은 진실한 작가로써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오랜 외국 생활 속에 여러 가지 힘들고 외로웠던 체험들 속에 꿋꿋이 다져진 깊이 있는 영혼의 소리는 잠자고 있는 우리 모두를 깨워준다. 독특하고 추상적인 색채와 표현을 통해 ‘바람’이라는 그녀의 창조세계, 즉 사랑의 언어들을 만난다.
△글=이강자 관장/혜나-켄트 갤러리(HAE NAH-KENT GALLERY)
## 이코노믹 리뷰 / Life&People / 문화 / 권동철 (미술 컬럼니스트) / 02.08.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