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999년〕화가 이정연①‥확장과 조화 감사의 마음
Rhee Jeong Yoen‥한국전통 재료인 삼베와 옻칠이 빚은 ‘만남(Encounter)’시리즈
[▲ ENCOUNTER, 71×105㎝ Korean Lacquer Painting with Nature Materials on Hemp Cloth, 1998]
△작가와의 대담=오세권 미술평론가
이정연 작가와 대담을 통하여 그의 작품세계와 오늘날 우리미술문화에 대한 생각을 알아본다.
오: 선생님의 작품세계를 보면 처음에는 동양화를 하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서양화를 하시고, 또 서양화로 전환하시고도 작품의 경향이 조금씩 바뀌어 온 것을 볼 수 있는데, 선생남의 이전 작품세계에서 근간의 작품세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화하여 왔는가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이: 초기에는 동양화를 그렸지요. 동양화를 그릴 당시에는 그림뿐만 아니라 화론에서 강조하는 ‘기운생동’을 체험하기 위하여 단전호흡, 선, 요가까지 했어요. 그러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지요. 서양화는 미국에 유학을 가서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한 이후 깊은 종교생활을 하였습니다.
[▲ 91×73㎝]
그래서 미국에서의 초기 작품주제는 종교적이었고 작품에서도 십자가와 물고기 등이 화면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 돌아왔고 다소 안정성을 가지면서 작품에서도 약간의 변화를 보였는데 주변에서는 이때의 작품세계를 추상표현주의 경향의 작품세계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 온 이후에는 지금의 직장생활과 뒤늦은 결혼 생활 속에서 작품을 하고 있는데 점차 동양적인 재료와 사고를 통하여 작품을 변화하고 있습니다. 33살까지 동양화를 하였으니 아마 제 깊은 의식 속에는 동양화에서 영향을 받고 감동받은 이론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 19×24㎝]
오: 그렇다면 이정연(Rhee Jeong Yoen) 작가의 근간작품 속에 나타내고자하는 주제와 소재 그리고 재료의 표현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이: 앞에서도 말하였듯이 근간의 작품세계는 동양적인 사고 속에서 작품세계를 출발시켰습니다. 제가 주로 추구하는 주제는 ‘만남(Encounter)’인데, 이는 삶의 변화와 교차 속에서 나타나는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의 만남을 확장시켜 자연과의 조화를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곧 저의 일상사와 관계되는데 먼저 오랜 세월동안 혼자서 생활하다가 직장생활, 가정생활, 사회생활 등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부딪히면서 엮어가는 도시적인 삶의 만남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자연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자연이 주는 생명성 속에서 지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작업실과 연결된 자연과의 만남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 ENCOUNTER, 24×33㎝ Lacquer Painting with Nature Materials on Hemp Cloth, 1998]
이러한 두 가지의 만남을 확장과 조화를 통하여 작품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이 비워지고 따스한 마음으로 사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되고 주변 환경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지요. 이 모든 것을 저의 작품 속에 담는 것이지요.
근래 작품제작에 사용하는 재료 가운데 특이한 것은 우리의 전통 생활용품인 삼베와 옻칠입니다. 원주에서 우연히 공예하시는 분의 작업실에서 옻칠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으며, 삼베는 우리의 전통 천으로써 여름옷을 만들 때나 이불로 사용하기도 하고 약을 다려 짤 때도 삼베를 이용하였지요. 그 외에도 삼베는 우리 생활 속에 익숙한 것이지요.
## 이코노믹 리뷰 / Life&People / 문화 / 권동철 (미술 컬럼니스트) / 03.04.2017 ##